'테슬라가 견인' 수입차 16% 판매 증가…전기차 판매 상승까지 이끌어
눈카뉴스
yyyyc@naver.com | 2025-12-23 14:33:43
모델Y 한개 모델 만으로 '수입차 시장 제패'
국내 수입차 시장이 사상 최초로 연간 판매 30만대 돌파를 눈앞에 둔 가운데 상위권 판도가 '3강 체제'로 굳어졌다.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테슬라가 1~3위를 사실상 확정한 반면 4위 자리를 놓고 렉서스와 볼보가 불과 500여대 차이로 초접전을 벌이고 있어 연말 시장의 최대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2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국내 수입차 누적 등록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6.3% 증가한 27만8769대로 집계됐다. 11월 한 달간 신규 등록 대수 역시 2만9357대를 기록하며 전년 동월 대비 23.4% 늘어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브랜드별 실적을 살펴보면 BMW가 올해 누적 7만541대를 판매하며 1위 수성을 사실상 확정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수입차 왕좌를 지키게 된 BMW는 2위 메르세데스-벤츠와 1만대 이상의 격차를 벌리며 독주 체제를 굳혔다. BMW는 주력 모델인 5시리즈를 필두로 다양한 라인업이 고른 인기를 얻으며 안정적인 판매 흐름을 유지했다. BMW 5시리즈는 올해 누적 2만1842대가 판매되며 브랜드 실적을 견인했다.
벤츠는 같은 기간 6만260대를 판매하며 2위 자리를 지켰다. 주력 세단인 E클래스가 올해 누적 2만4937대 판매되며 베스트셀링 모델 그룹 2위에 오르는 등 분전했으나 BMW의 성장세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다만 3위와의 격차를 약 5000대 수준으로 유지하며 전통의 강호로서 자존심을 지켰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테슬라의 약진이다. 테슬라는 올해 누적 5만5594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시장 3위 자리를 꿰찼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5.1%나 급증한 수치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우려를 불식시킨 결과다. 테슬라는 지난 5월, 7월, 8월, 9월에 이어 11월에도 브랜드 판매 1위를 기록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특히 모델 Y는 11월까지 4만6927대가 등록되며 단일 모델 그룹 기준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해 시장 판도를 뒤흔들었다.
상위권 경쟁이 마무리 수순인 반면 4위 싸움은 안갯속이다. 올 들어 11월까지 누적 판매량에서 렉서스가 1만3894대로 4위를 기록 중이지만, 볼보가 1만3388대로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두 브랜드의 격차는 지난 3분기 말 1135대에서 11월 말 기준 506대로 급격히 좁혀졌다. 볼보는 11월 한 달간 1459대를 판매해 렉서스(1039대)를 앞서며 막판 뒤집기를 시도하고 있다.
렉서스는 '하이브리드 명가'라는 타이틀을 앞세워 실속파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주력 모델인 ES300h는 올해 누적 6123대가 팔리며 스테디셀러의 위상을 입증했다. 뛰어난 연비와 정숙성, 잔고장이 적은 내구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렉서스는 올해 플래그십 SUV LX700h 등 신차를 투입하고 서비스 네트워크를 확충하며 4위 수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맞서는 볼보는 '안전의 대명사'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바탕으로 패밀리카 시장을 장악했다. XC60과 XC90 등 SUV 라인업이 판매를 견인하고 있으며, 티맵 인포테인먼트 서비스 등 한국 시장에 특화된 편의 사양도 호평을 받고 있다. 볼보는 올해 EX30 등 신형 전기차와 주력 모델의 상품성 개선 모델을 잇달아 선보이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차종별로는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의 강세가 뚜렷했다. 11월 연료별 등록 대수를 보면 하이브리드(플러그인·마일드 포함)가 1만5064대로 전체의 51.3%를 차지했고, 전기차가 1만757대(36.6%)로 뒤를 이었다. 반면 가솔린은 3210대(10.9%)로 전년 대비 33.4% 감소했고, 디젤은 326대(1.1%)에 그치며 전년 대비 28.4% 줄어 내연기관차의 입지가 급격히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올해 수입차 시장은 양적 성장과 질적 변화를 동시에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11월까지 국내 승용차 시장에서 수입차 점유율은 20.0%를 기록해, 수입차 개방 37년 만에 처음으로 점유율 20% 벽을 넘어섰다. 남은 12월이 통상적인 자동차 업계의 최대 성수기임을 감안할 때, 연간 누적 판매량은 무난히 3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눈카뉴스 박웅찬 기자 yyyyc@naver.com
[ⓒ 눈카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