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현대차 아이오닉 9, "그렇지 이게 정상이지"...EV9 오해 떨쳤다

눈카뉴스

yyyyc@naver.com | 2025-11-10 15:29:13

후륜도 부드러운 서스펜션 세팅
기존 자매차 EV9 쿵쾅대던 오류 잡아
실내공간도 국내서 가장 고급스러워

현대차 첫 전동화 플래그십 SUV 모델 ‘아이오닉9’을 타본 사람들이 입이 마르게 칭찬했던 기억이 어렴풋 떠오른다.

이미 기아 EV9 등 각종 대형 전기 SUV를 타봤기에 아이오닉9의 상품성에 더욱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감성에 실용성을 제대로 더해 탈수록 매력 넘치는 모델임을 느낄 수 있었다.

첫 모습은 호평과 거리가 멀었던 게 사실이다. 실내 공간의 실용성을 우선 고려해 트렁크의 실루엣 자체가 날렵함과는 거리가 멀다. 차체 전체를 바라봤을땐 유선형으로 날렵하지만 SUV 디자인의 필수 요소인 사선형 꼬리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차라리 밴 형태와 가까워졌다고 말하는 게 설명하기 편하다. 3열 탑승객까지 만족감을 느끼게 하기 위해, 또한 차박캠핑에 가장 편안한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이러한 선택이 베스트였다고 볼 수 있다.

시승한 모델은 캘리그래피 최고급 모델이다. 당연히 2-2-2 배열의 시트는 모두 편리하게 전동화 됐다. 접고 펴고 모두 전동화로 트렁크 뒷쪽에서 조절이 가능하다. 당연히 풀플랫이 목표이고 2열시트의 아주 살짝 각진 것을 빼면 이건 그냥 고급스런 작은 펜션이다.

게다가 실내가 브라운과 화이트의 투톤 가죽 배열로 눈이 화사하다. '아빠들이 난리났다'는 지겨운 카피 문구는 진짜 아이오닉 9에만 적합한 이야기다. 차체는 전장 5060mm 전폭 1980mm로 무지막지하게 커서 운전하는데 신경 쓰이지만 그만큼 우리 가족은 세상 일등으로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다는데 방점이 찍힌다.

트렁크 쪽엔 220볼트 콘센트 한 개와 양쪽 벽면에 USB 단자, 그리고 운전석과 트렁크쪽 12V 단자가 위치해 있다. 220볼트 뿐만 아니라 요즘엔 12볼트를 이용하는 저전력 DC 에어컨이나 전자매트 등 사용 가능한 전자제품들이 최근 많이 나온다는 점까지 착안한데 칭찬해 주고 싶다.

풀플랫 시켰더니 2열부터 트렁크 리드 라인까지 2m가 넘게 측정됐다. 2열 시트 사이의 공간만 하프 밀크박스 형태로 메꾸면 널찍한 차박 공간이 펼쳐진다. 여기까지 가능해야 진짜 '아빠들이 난리 나는 차'가 되는 것.

1열과 2열 릴렉스 모션 시트 형태로 전환되고 시승차인 6인승 모델은 7인승과 달리 독립 캡틴시트 6자리로 최고의 실용성을 발휘한다. 3열에도 성인이 편한안 수준으로 설계했다. 특히 리클라이닝을 가능하게 해 장거리 탑승도 도전할 만하다.

공조장치를 천장과 하단의 모서리 쪽에 배치한 것도 신의 한수다. 에어컨과 히터가 얼굴 방향이 아니라 어디서 바람이 나오는 줄도 모르게 위치를 잘 시켰다. 시승차엔 적용되지 않은 옵션인 2열 스위블링 회전이 가능했다면 더욱 만족스러울 뻔했다.

게다가 아이오닉 9은 전장이 가장 긴 SUV다. 팰리세이드와 동일하고 높이는 더 높다. EV9 보다는 전장도 길다. 차박에 중요한 헤드룸 천정고를 가장 높였다는 부분은 대만족이다.

거기다 시동과 상관없이 공조기능과 2열 등판 디스플레이로 모든 영화와 유튜브를 볼 수 있는 유틸리티 모드까지 포함돼 캠핑을 즐기는 가족들에겐 최고의 차라고 볼 수 있다.

주행 성능은 더욱 만족스럽고 놀랍다. 1억대 수입 전기차와도 견줄 만한 서스펜션 세팅이 최고 수준이다. 밑바닥에 국내 최대 용량인 110.3kWh 배터리를 탑재하고도 너무나 부드러운 주행감성을 선사한다. 시내 공도는 물론 골목길 과속방지턱에서도 이 정도의 부드러운 서스펜션 바운싱 능력을 만나는 건 참으로 오랜 만이다.

주행모드를 스포츠모드로 두지 않아도 충분히 경쾌한 가속감을 즐길 수 있다. 430마력과 72토크의 힘으로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가속한다. 그렇다고 다른 전기차들처럼 무서운 가속감도 아니다. 경쾌하고 기분 좋은 가속감이다.

또한 현대차 전기차 라인업 중 가장 긴 532km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전기차의 불편함을 지워버린다. 다만 시속 100km 이상으로 달리면 배터리 용량은 뚝뚝 떨어진다. 고속도로에서도 전기차들이 거북이 주행을 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게다가 아이오닉 9은 공차중량이 2.6톤에 달한다. 주행 가능 거리가 450km인 상태로 350km를 간신히 주행했다. 고속도로에서 최고의 안정감과 편안함을 주는 반면 배터리 사용은 확 줄어든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아이오닉 9의 판매 가격은 6,715만원~7,941만원이다.

눈카뉴스 윤여찬 기자 yyyy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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