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코리아가 모델YL 사전계약자들에게 황당한 안내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보조금을 포기하시면 바로 차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 소비자에게 돈을 더 내면 앞으로 끼워주겠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사전계약이라는 제도 자체를 테슬라코리아가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는 셈이다.
전기차 보조금은 많게는 500만원에 달한다. 여기에 다자녀 혜택까지 더하면 실질적인 혜택 규모는 더 커진다. 이를 포기하라는 건 사실상 소비자에게 수백만 원을 추가로 부담하라는 요구다. 그럼에도 테슬라코리아는 이를 '선택'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고 있다. 선택지가 '돈을 더 내고 빨리 받거나, 아니면 언제 받을지 모르게 기다리거나'라면 이것이 과연 자유로운 선택인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보포자'(보조금 포기자)와 '보수자'(보조금 수령자)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같은 차를 사려는 소비자들이 돈을 더 낼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두 계층으로 나뉘어버린 것이다. 테슬라코리아가 자사 고객을 돈의 많고 적음으로 줄 세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더 나아가 테슬라코리아의 가격 정책에도 의혹의 눈길이 쏠린다. 모델YL 출시를 앞두고 테슬라코리아는 가격을 갑작스럽게 500만원 인상했다. 시장에서는 이것이 단순한 가격 조정이 아니라 치밀하게 계산된 수순이었다는 시각이 나온다. '어차피 500만원 올랐으니 보조금을 포기해도 예전 가격이랑 비슷하지 않으냐'는 심리적 착시를 노렸다는 것이다. 가격을 올려 보조금 포기의 심리적 장벽을 낮추고, 그 위에 빠른 인도를 미끼로 보조금 포기를 유도하는 구조라면 이는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의도된 전략에 가깝다.
소비자들이 분노하는 지점은 명확하다. 사전계약이란 먼저 줄을 선 순서대로 상품을 받는다는 약속이다. 그 약속을 믿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그런데 테슬라코리아는 그 줄에 돈을 받고 새치기를 허용하겠다고 나섰다. 한 사전계약자는 "같은 물건을 사려고 줄을 섰던 사람들을 대상으로 돈을 더 쓰면 순서를 바꿔주는 건 명백히 불공정하다"며 "보조금 제도가 가동되고 있는 지금은 계약 순서에 따라 차를 줘야 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결국 일부 계약자들은 공정거래위원회에 공식 질의를 제출하는 단계까지 나아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에 대해 "공정하지 못한 행위일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법적 제재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신호다.
테슬라는 전 세계적으로 혁신 기업의 이미지를 앞세워 성장해왔다. 그러나 한국 시장에서 보여주는 이번 행태는 혁신과는 거리가 멀다. 소비자와의 약속보다 단기 수익을 앞세우는 구태의연한 상술에 가깝다. 국내 완성차 업체였다면 여론의 뭇매를 훨씬 거세게 맞았을 행태를 테슬라라는 이름 뒤에 숨어 버젓이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분노는 당분간 가라앉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 그리고 테슬라코리아가 이 논란을 어떻게 수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분명한 건 지금 이 순간에도 보조금을 포기하지 않은 수많은 사전계약자들이 언제 올지 모르는 차를 기다리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눈카뉴스 윤여찬 기자 yyyyc@naver.com 사진=윤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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