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적 전기파워...그러나 내연기관 살아있다

국내 전기차 하이브리드 카레이싱에도 사용되는 바로 그 차. 29일 곳곳을 누빈 시승차는 토요타 '프리우스' 5세대 HEV AWD XLE이다. 지난 달 국내에 출시된 2026년형 신형 모델은 더욱 도심형 전기 레이싱카의 성향을 잔뜩 담고 있었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경기도 안성까지 왕복 200km. 도심 정체와 자동차 전용도로가 뒤섞인 이 구간은 하이브리드 차량의 진면목을 확인하기에 더없이 적절한 코스다.
프리우스(Prius)는 라틴어로 '선구자'를 뜻한다. 1997년 세계 최초의 양산형 하이브리드 승용차로 세상에 나온 이 차는, 그 이름처럼 전동화 시대의 길을 먼저 걸어온 차량이다. 5세대로 진화하면서 2WD 모델은 이미 2023년 국내에 선보였고, 이번에는 사륜구동(AWD) 시스템을 더해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돌아왔다.

외관에서부터 심상치 않다. 낮고 날렵한 보닛, 스포티하게 다듬어진 차체 라인은 연비 좋은 하이브리드라는 선입견을 단번에 허문다. 5세대에서 높이는 40mm 낮아지고 너비는 20mm 넓어졌다. 무게중심이 내려앉으면서 시각적으로도, 주행 감각으로도 한층 스포티해졌다.

시동을 걸고 출발하는 순간, 이 차가 왜 '도심 전기차의 탈을 쓴 하이브리드'인지 직감하게 된다. 저속 구간에서 EV 모드가 자연스럽게 개입하며 엔진 소음 없이 미끄러지듯 나아간다. 가속 페달을 밟는 발끝에 전해지는 즉각적인 반응, 지체 없이 치고 나가는 부드러운 가속감은 영락없이 전기차의 그것이다.
그러나 조금 더 속도를 높이거나 가파른 오르막을 만나는 순간, 2.0L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이 조용히 깨어난다. AWD 기준 시스템 출력 199마력, 최대 토크 19.2kg.m. 숫자로는 강렬해 보이지 않지만, 일상 주행에서 부족함을 느낄 일은 없다.
한 가지, 귀에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 e-CVT 특유의 '위잉'하는 연속음이다. RPM이 오르내리는 일반 내연기관의 감성을 기대한다면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달리 생각하면, 이것이 바로 프리우스가 가진 독특한 캐릭터이기도 하다.

이번 신형의 핵심은 단연 E-Four 사륜구동 시스템이다. 구조는 간단하다. 후륜 차축에 전기모터를 추가한 방식으로, 별도의 기계식 동력 전달 장치 없이도 전후륜 구동력을 정교하게 배분한다.
출발할 때는 후륜에 토크를 분배해 안정적인 발진을 돕고, 일반 주행 시에는 연비를 위해 자동으로 전륜 구동으로 전환된다. 노면 상황에 따라 다시 AWD로 개입하는 방식이다. 시승 중 연속 급커브를 빠른 속도로 통과해봤다. 차체가 노면에 달라붙듯 자세를 유지하며 흔들림 없이 코너를 빠져나갔다. 전륜 맥퍼슨 스트럿, 후륜 더블위시본 서스펜션과의 조합이 만들어내는 이 안정감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운전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준다.

공인 복합 연비는 2WD 20.9km/L, AWD 20.0km/L다. 50kg 더 무거워졌음에도 연비 손실이 거의 없다는 점은 인상적이다.
실제 시승에서 AWD 스포츠 모드로 과격하게 달렸을 때는 15km/L대가 나왔다. 반면 2WD로 자동차 전용도로를 일정 속도로 순항하자 23km/L까지 치솟았다. 일정 속도 구간에서 EV 모드가 길게 유지되며 연비를 끌어올린 덕분이다. 이 숫자가 리터당 23킬로미터라는 사실을 주행 중에 계기판으로 확인하는 순간은, 묘한 쾌감이 있다.

실내 공간은 균형감이 있다. 물리 버튼이 적절히 배치돼 있어 과도한 미니멀리즘에 피로감을 느끼는 운전자에게 오히려 친근하다. 12.3인치 중앙 터치스크린은 크고 시인성은 좋지만, 그래픽 디자인은 경쟁 모델들과 비교해 다소 올드한 인상을 준다.
대신 대시보드 상단에 자리한 7인치 '톱 마운트 계기판'은 독특하고 실용적이다. 운전 중 시선 이동을 최소화하며 헤드업 디스플레이에 가까운 역할을 한다. 처음에는 낯설어도, 익숙해지면 꽤 효율적인 배치임을 인정하게 된다.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가 더하는 개방감도 이 차의 매력 중 하나다.
결국 프리우스는 연비만을 위한 차가 아니었다. AWD의 추가로 안정성을 더했고, 스포티한 외관과 민첩한 차체 거동으로 운전의 즐거움까지 챙겼다. 가격은 2WD XLE 4353만원, AWD 모델이 177만원 더 높은 4530만원. 도심에서는 조용한 전기차처럼 달리고, 고속도로에서는 안정적인 하이브리드 세단으로 돌아온다. 프리우스는 여전히, 그리고 더욱 영리한 선구자인 셈이다.
눈카뉴스 윤여찬 기자 yyyyc@naver.com 사진=토요타/윤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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