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K-배터리, 미국 '탈중국' 정책에 수혜 기대…ESS·배터리 시장 공략 탄력

눈카뉴스

yyyyc@naver.com | 2026-02-26 10:07:09

미의회 '중국 ESS 배터리 수입금지' 발의
현지 생산공장 가진 K-배터리 주목


미국이 중국산 에너지저장장치(ESS)와 배터리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면서, 삼성SDI를 비롯한 국내 K-배터리 업체들이 북미 시장 확대의 호기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미국 공화당 그레그 스튜브 하원 의원은 지난 20일 중국산 ESS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유해한 적대적 재충전 및 발전 에너지 대응법(CHARGE)'을 발의했다. 법안은 중국 기업 또는 중국 공산당의 통제·감시하에 있는 기업이 소유하거나 라이선스한 기술로 제조된 '원격 모니터링 기능을 포함한 ESS'의 미국 내 수입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제정 후 60일 이내에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이 수입 금지 집행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 업계는 이번 조치가 중국 ESS 시스템통합(SI) 업체를 직접 타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배터리를 포함한 일부 산업에 추가 관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232조는 특정 수입품이 미국 국가안보를 저해한다고 상무부가 판단할 경우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조항으로, 관세율과 적용 기간에 법정 상한이 없다.

현재 중국산 배터리에는 이미 43%대 고율 관세가 적용되고 있다. 추가 관세 또는 수입 금지 조치가 현실화하면 중국 업체의 가격 경쟁력은 더욱 약화할 수밖에 없다.

반면 미국 현지 공장을 운영 중인 삼성SDI는 이번 규제로 인한 직접적 타격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혜택을 받기 위해 미국 현지 생산 체계를 구축해왔다.

KB증권 측은 "국내 배터리 셀 제조업체들은 IRA와 AMPC 수령 조건 충족을 위해 현재 미국 수요의 대부분을 미국 현지 공장에서 공급하고 있어 관세 영향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며 "경쟁 관계에 있는 중국업체들은 미국 현지 공장이 없기 때문에 관세 부담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SDI는 미국 인디애나주에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을 운영 중이며,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을 통해 추가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향 물량의 상당 부분을 현지에서 생산하는 만큼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추가 관세가 부과되더라도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평가다.

이번 조치의 최대 수혜 분야로는 ESS가 꼽힌다. 전기차용 배터리와 달리 글로벌 ESS 시장은 여전히 중국 업체 점유율이 높다. 2025년 글로벌 ESS 배터리 시장에서 국내 업체 점유율은 4%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북미 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크다. 북미 ESS 출하량은 2025년 97GWh(기가와트시)에서 2035년 179GWh로 급증할 전망이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와 전력망 안정성 확보 필요성이 ESS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우드맥킨지에 따르면, 2024년 북미 ESS SI 시장 점유율은 테슬라가 39%로 1위를 기록했고, 중국 업체 선그로우가 10%, 포윈이 9%를 차지했다. 미국의 중국산 ESS 제재가 본격화될 경우 북미 시장 내 비중국 SI 업체의 입지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I 외에도 국내 배터리 밸류체인 전반에 반사이익이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는 LG에너지솔루션, 엘앤에프, 더블유씨피 등을 주요 수혜주로 꼽고 있다.

삼성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자회사 버테크(Vertech)가 모회사 LFP 배터리의 현지 양산과 맞물려 고성장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ESS 부품·소재 업체인 한중엔시에스, 신성에스티, 서진시스템 등도 수혜가 예상된다.

전력 인프라를 둘러싼 미·중 갈등이 기술·안보 영역으로 확장되는 가운데, ESS는 전략 산업으로서의 위상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업계는 관세와 수입 금지라는 이중 규제가 현실화할 경우 북미 ESS 공급망이 구조적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고, 중장기적으로 국내 업체의 시장 입지가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눈카뉴스 윤여찬 기자 yyyyc@naver.com 사진=K배터리3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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