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와~ 깜찍하네!" 기아 PV5, '디자인-주행감-캠핑족' 다 잡았다

눈카뉴스

yyyyc@naver.com | 2025-12-04 15:59:29

앙증맞은 기아 PBV 라인업 첫 차
5인승 패신저, 2인승 카고 인기폭발
펫모드-캠핑모드 활용성 만점

"뭐야 화물차가 왜이리 이쁘고 부드럽게 잘 달려!"

포터와 봉고는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디자인이 완성됐다. 기아는 PBV 라인업의 첫 모델인 PV5를 선보이며 성공적인 첫발을 디뎠다. 우선 디자인에서 눈을 사로잡았다. 유럽의 인기 모델인 폭스바겐 ID.버즈 보다 이뻐 보인다.

외관 전반부의 양쪽에 세로형으로 자리잡은 유려한 주간주행등이 '킥'이다. 진짜 헤드램프는 아래 그릴 부위에 아주 작게 위치시켰다. 겉보기엔 헤드램프가 사라진 것처럼 매끄러운 디자인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투톤의 컬러감도 진부한 느낌이 전혀 없다. 이 정도면 봉고, 포터는 물론 스타리아나 ST1도 모조리 잡아먹을 디자인이다. 그래서인지 지난 11월 한달간 대부분 봉고, 포터, 카니발, 스타리아, ST1의 판매량은 죽을 쑤고  PV5 사전계약으로 몰리고 있다. 보조금이 새로 시작될 내년으로 기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강력한 메기가 등장한 셈이다.

기아 PBV 가운데 가장 작은 모델이지만 박스카 형태 덕분에 실내공간은 여유롭다. 전장×전폭×전고는 4,695×1,895×1,905mm로 기아 카니발(5,155×1,995×1,775mm)보다 짧고 좁아 골목길 주행과 주차도 편하다. 지하주차장도 아파트 뿐만 아니라 높이 2.1m로 악명 높은 코스트코 주차장까지 가리지 않고 쏙쏙 다 들어갈 수 있었다.

화물과 캠핑 아웃도어에 걸맞게 10군데가 넘는 수납함이 도어 내측부터 즐비하다. 발을 딛는 바닥면 아래에도 1열 양쪽에 함을 만들어놨다. 테일게이트를 열면 직각으로 크게 올라가 꼬리텐트나 타프를 추가하기 용이하게 설계했다. 물론 주차시엔 뒷벽에 가까이 붙이면 안 된다.

2열 뒤로는 광활하다. 5인승 2열시트는 벤치형으로 안락함과는 다소 거리가 있긴 하지만 시트 등판을 접어야 뒷공간의 플랫한 구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시트에 볼륨감을 크게 넣지 않았다. 캠핑카 마니아들의 풀플랫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조치다. 2열을 접으면 1열 등판부터 트렁크까지 2m30cm 가량이 확보된다. 평탄화를 위한 구조물과 매트를 깔면 2인 차박이 가능하다.

실내외에서 V2L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전국 어디든 나의 캠핑장이 된다. 겨울과 여름, 히터와 에어컨을 맘껏 사용할 수 있는 펫모드와 유틸리티 모드는 전기차 만의 특권이다. 23도 가량을 맞춰 놓고 잠시 강아지를 두고 쇼핑을 가도 된다. 어느새 영하로 떨어지 12월 현재 날씨에도 문을 닫고 따뜻한 공조장치를 밤새 사용할 수 있었다. 70% 남아있던 배터리 용량은 밤새 58%로 줄어 있었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358km다. 올해 말 시점으로 전기 밴 형태나 화물전기차 통틀어 가장 긴 주행거리다. 포터와 봉고의 디젤 모델이 단종된 올해 시점에서 택배차로 대체할 수 있는 유일한 장거리 주행 모델이다. 기존 포터와 봉고 전기차는 계절에 따라 200km를 간신히 달린다. LPG 트림은 힘이 부족해 판매량이 낮다.

주행은 부드럽기 그지 없다. 이 정도일 줄은 정말 몰랐다는 표현이 절로 나왔다. 특히 500kg 가량 적재 용량을 지닌 PV5는 후륜 서스펜션의 강도가 높은 구조다. 게다가 토션빔으로 설계됐기에 이 정도의 부드러움과 정숙성은 기대하지 못했던 수준이다. 도심 주행과 고속도로 모두에서 세단 못지 않은 주행감성을 보여줬다. 다만 논란이 되고 있는 차량 하부 공명음은 고속 구간에서 실제로 나타났다.

여유롭게 주행하는 차다. 고출력은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통상 총알처럼 튀어나가는 전기차들의 주행 특성과 달리 일상적 도심 주행에 적당할 만큼 가속력을 세팅했다. 아주 소프트한 악셀 패달을 깊이 밟아도 제로백 11초 정도의 가속감만 느낄 수 있다.

아쉽지만 소프트한 모터의 세팅의 장점도 있다. 급가속 운전습관이 사라져 버린다는 점이다. 사실 모든 전기차 운전자들이 느끼는 단점중 하나는 급가속시 전기 용량이 확 줄어든다는 것인데, 우스갯 소리지만 밟아도 급가속하지 않는 PV5의 모터 세팅은 주행거리 관리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파워트레인은 전륜 모터 기반으로 최고출력 120㎾, 최대토크 250Nm를 낸다. 배터리 용량은 71.2㎾h 롱레인지 버전으로 정부 공인 복합 주행거리는 1회 충전으로 약 358㎞, 도심 404㎞, 고속도로 301㎞를 기록한다. 

영상 1~3도의 실주행에선 4.7㎞/kWh 에너지 소비 효율을 보였고, 특히나 서스펜션과 타이어의 세팅 조합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타이어는 전기차 전용 금호타이어의 크루젠 EV HP71이 기본이며 가공휠 디자인은 PV5에 잘 어울린다.

다만 PV5 패신저 모델의 가격이 문제다. 베이직과 플러스 트림 중 상위 플러스 트림인데다 추가적 7가지 옵션을 붙여 차량 총액은 5300만원을 넘긴다. 서울 기준 보조금 600만원 가량을 더하면 4700만원 선이다. 반면 깡통 같은 PV5 카고 트림은 전기화물 보조금을 받아 실구매가 2000만원 후반대니 엄청난 사전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한편 기아는 PV5의 유럽을 중심으로 한 수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 고환율에 따라 고수익이 담보되고 전문 밴 차량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엄청난 수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보인다. PV5는 지난 19일 프랑스에서 열린 유럽 최대 상용차 어워드 솔루트랜스 행사에서 ‘2026 세계 올해의 밴’을 수상하며 무난한 첫 발을 떼고 있다.

눈카뉴스 윤여찬 기자 yyyy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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