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국내 첫 모델 '아토3' 내놓는 BYD...어떤 브랜드길래 업계 초긴장
눈카뉴스
yyyyc@naver.com | 2025-04-14 17:43:20
모방과 초월 개념으로 초고속 성장
BYD가 14일 국내 첫 모델 '아토3'를 고객에게 인도했다. 일반적인 자동차 회사라면 대수롭지 않은 일이겠지만 중국 브랜드 BYD가 직영으로 한국에 들어왔다는 사실은 매우 큰 사건 중 하나로 기록될 전망이다.
BYD는 중국이 급진적으로 키워낸 스타트업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BYD는 지난 1995년 당시 29세의 왕촨푸가 사촌형에게 돈을 빌려 중국 광둥성 선전에서 창업한 회사다. 출발점은 자동차가 아니었다. 모태 사업은 이차전지였고, 창업자 왕촨푸는 일본산 니켈카드뮴 배터리를 분해해 동일한 제품을 복제한 뒤 원 제품의 절반 이하 가격으로 판매하며 시장을 빠르게 장악했다.
이 '모방과 초월'의 전략은 이후 BYD의 DNA가 됐다. 왕촨푸는 모방 전략에 대한 비판에 "모방 없이 어떻게 초월을 말하겠느냐"고 응수했다. 도발적이지만, 결과적으로 그 말은 맞았다.
2002년에는 니켈카드뮴 배터리 시장에서 점유율 과반 이상을 차지하며 1위에 올랐고, 같은 해 홍콩 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이후 스마트폰 대중화 물결을 타며 삼성을 포함한 글로벌 전자기업들에 배터리를 납품하는 B2B 강자로 성장했다.
2002년, 이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왕촨푸는 시안에 본사를 둔 국영기업 친촨기차를 인수하며 자동차 사업에 뛰어들었다. 배터리 회사가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선언은 당시 업계에서 황당하게 받아들여졌다.
자동차 사업 초기에도 리버스 엔지니어링 전략은 계속됐다. 토요타 코롤라를 철저히 분해·분석해 2005년 유사한 설계의 내연기관차 'BYD F3'를 출시했고, 코롤라의 60~70% 수준에 불과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중국 내 베스트셀링카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진짜 승부수는 전기차였다. BYD는 배터리 기술이라는 핵심 역량을 앞세워 내연기관차 시대를 건너뛰고 전기차 시대를 선점하는 전략을 택했다. 이는 단순한 신사업 진출이 아니라 회사의 존재 이유 자체를 재정의하는 결단이었다.
워렌 버펫이 점찍은 브랜드로도 주목 받았다. 지난 2008년 찰리 멍거 주도 하에 버크셔 해서웨이가 자회사 미드아메리칸 에너지의 자금으로 BYD 주식 2억 2,500만 주를 매입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시점에 워렌 버핏이 중국의 무명 배터리·전기차 기업에 베팅한 것은 당시 업계에 충격을 줬다.
이 투자는 결과적으로 탁월한 선택으로 평가받는다. BYD는 이후 수년간 주가가 폭등하며 버크셔 해서웨이에 수십 배의 수익을 안겨줬다.
매출 규모도 압도적이다. BYD의 2024년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한 2,010억 위안(약 39조 원)을 기록하며 테슬라의 분기 매출을 처음으로 추월했다.
BYD를 단순한 전기차 회사로 분류하는 것은 오해다. 이 회사는 전기자동차를 비롯해 이차전지, 태양광 패널, ESS(에너지저장장치) 등을 생산하며, BYD Electronic을 통해 전자제품 OEM·ODM 사업도 영위한다.
배터리 시장에서도 2023년부터 CATL에 이어 세계 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자사 전기차 판매가 급증하면서 배터리 내재화 비율이 높아진 영향이다.
BYD는 에너지 생태계 전반을 수직 통합하는 기업으로 봐야 한다. 배터리를 직접 만들고, 그 배터리로 차를 만들고, 남은 기술로 ESS와 태양광 사업을 한다. 이 수직 통합 구조가 원가 경쟁력의 핵심이다.
한국에서는 2016년 한국 법인을 설립한 뒤 전기버스, 전기트럭, 전기지게차 등 상용 부문에서 먼저 자리를 잡았고, 설립 10년 만인 2025년 1월에는 승용차 브랜드 출시를 공식화했다.
반면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다. 중국 내에서는 BYD에 대한 위기설도 제기된다. 직영 스토어 폐점, 중고차 가격보다 낮아진 신차 가격 등 내수 시장 포화와 가격 경쟁 심화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BYD의 부상은 단순한 한 기업의 성공 스토리가 아니다. 배터리라는 핵심 기술을 30년간 갈고닦아 자동차 산업 전체를 뒤흔든 사례이며, 중국 제조업이 '모방'에서 '혁신'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테슬라가 소프트웨어로 자동차의 개념을 바꿨다면, BYD는 배터리와 수직 통합으로 자동차 산업의 원가 구조를 바꿨다. 두 회사가 각자의 방식으로 내연기관 시대의 종말을 앞당기고 있다는 점에서, BYD는 지금 이 시대의 산업 지형을 이해하는 데 빠질 수 없는 이름이다.
눈카뉴스 윤여찬 기자 yyyyc@naver.com 사진=BYD코리아
[ⓒ 눈카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