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3 수준의 가성비 가격 기대
전기차 인기하락에 단비 내릴까
테슬라 모델Y 인기에 제동 필요

기아가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 SUV) ‘EV5’를 오는 8월 국내 출시한다.

EV3 보다 크고 상품성은 엇비슷한데 가격은 동급으로 출시할 가능성이 비춰지고 있다.

EV3는 기본트림으로 실구매가 3500만원 짜리가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 전기차 보조금이 천안시 기준으로 괜찮게 받을시 3천만원 중후반대에서 가격이 형성된다.

이에 EV5는 더 여유로운 공간감으로 승부한다. 소위 '급 나누기'로 EV3 보다 살짝 높은 가격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지만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전망이다. 정확한 보조금 혜택 수준 역시 다음달 무공해차 누리집을 통해 발표된다.

EV5는 7월 말부터 사전계약에 돌입할 예정으로, 전기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테슬라 모델Y도 겨냥한다. 작년과 올해 국내 전기차 시장은 테슬라 모델Y가 독보적이었다. 비교할 수 없는 성능과 품질에다 가격을 대폭 낮춰 수입차 통틀어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다.

EV5는 오토랜드 광주에서 본격 양산해 국내 고객 인도를 시작할 예정이다. 올해 EV5의 국내 생산 목표는 3만대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으며, 지난해 중국 시장에 먼저 출시된 중국형 EV5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적용해 시작 가격을 14만9800위안(약 2800만원)에 책정한 바 있다.

중국에서도 역시 테슬라 모델Y를 의식해 모델Y 보다 약 2000만원 이상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시장 반응을 끌어냈다. 국내서도 예상 보다 더 파격적으로 가격을 낮출 가능성도 있다. 현재 현대차기아의 전기차는 판매량이 바닥을 밑돌고 있어 획기적 가격 정책이 필요한 때다.

국내 출시형 EV5는 LG에너지솔루션이 공급하는 NCM 배터리를 탑재하며, 배터리 용량에 따라 58.3㎾h 스탠다드, 81.4㎾h 롱레인지 두 가지 트림으로 나뉜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롱레인지 모델 기준 약 500㎞ 내외로 예상되며, 현재 환경부 인증 절차를 진행 중이다. 

EV5는 차체 크기에서도 실용성을 강조했다. 전장 4615㎜, 전폭 1875㎜, 전고 1715㎜, 휠베이스 2750㎜로, 준중형 SUV '스포티지'와 유사한 체급이다. 실내 공간은 패밀리 SUV 수요를 고려해 설계됐으며, 2열 공간 활용성과 트렁크 적재성도 보강됐다. 기아는 EV5를 통해 '합리적 가격의 패밀리 전기 SUV'라는 포지션을 본격 공략한다.

신기술 탑재도 눈에 띈다. EV5에는 기아의 최신 커넥티비티 시스템인 ccNC와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고속도로 주행보조 2(HDA 2), 원격 스마트 주차보조 2(RSPA 2) 등 첨단 운전자 보조 기능이 대거 적용된다. 또 기존 V2L에서 진화한 V2G 기술이 도입돼, 차량이 전력망과 직접 에너지를 주고받는 양방향 충전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가격은 4000만원 중반에서 5000만원 초반대로 책정될 것으로 알려졌다.보조금 전액 지급 기준인 5300만원을 넘지 않도록 트림별 가격을 조정하고, 옵션 패키지도 최소화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국내 전기차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테슬라 모델Y의 시작 가격은 5299만원이다. 이에 맞서 EV5는 기본 트림 가격을 최대한 낮춰 가격 민감도가 큰 국내 소비자층을 공략할 계획이다.

기아는 EV5를 포함해 EV3, EV4, EV6, EV9까지 총 5종의 전용 전기차 라인업을 통해 전기차 시장에서 캐즘(수요 정체기)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방침이다. 올해 상반기 출시된 EV3는 1만2525대를 판매해 국산 전기차 판매 1위를 기록했고, 전기 세단 EV4도 출시 두 달 만에 3000대 이상이 팔리며 순항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EV6나 아이오닉5 등이 외면받고 있다. 현대차기아가 수년째 높은 가격에도 승승장구 하고 있는 가운데 전기차 가격을 좀 더 낮춘다면 세계 최고 수준의 매출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눈카뉴스 최영인 기자 yyyy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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