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성 살리고, 고성능 멋까지

올해 국내 전기차 시장의 키워드는 '모델Y'와 '소형차'였다. 테슬라 모델Y가 판매량 신기록을 경신하며 국내 전기차 보조금을 싹슬이 했다. 국산 전기차는 작은 차들의 선전이었다. 레이EV, 캐스퍼일렉트릭, EV3가 그나마 테슬라에 선전했다.
올 후반기 접어들어 새롭게 도전장을 던지는 두 대의 전기차 모델은 기아 'EV5'와 BYD의 '씨라이언7'이다.

17일 카이즈유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8월 전기차는 테슬라 모델Y의 판매량에 힘입어 12만 6851대가 팔리며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했다. 전기차 화재와 충전의 불편함 속에서도 품질이 우수하다면 팔린다는 반증이다. 판매량 중 전기차 비중은 12.7%였다.
물론 기아 EV4, 최초 픽업트럭 무쏘EV, 현대차 아이오닉9도 판매 경쟁에 뛰어들고 있지만 주목받을 정도는 아니었다.
단연 선두 테슬라 모델Y를 잡기 위해 새로운 신차를 선보이는 건 기아와 BYD다. 모델Y가 올해 2만 8674대가 판매돼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 점유율을 빼앗는 게 EV5와 씨라이언7의 목표인 셈이다.
테슬라 모델Y는 아직도 사전계약자가 줄을 서 있기 때문에 내년까지도 전기차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테슬라는 이미 중국이나 유럽 시장에서 팔릴 만큼 팔렸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국내 시장을 노리는 건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모델Y는 5299만 원으로 불가 몇 년전에 비하면 2000만원 이상 저렴해진 가격이다. 전용 충전망과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오토파일럿 등 기술은 따라올 브랜드가 없다고 알려져 있다.
여기 도전하는 EV5는 1회 충전 기준 주행거리는 460㎞로 모델Y(400㎞)나 씨라이언7(385㎞)보다 길다.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를 탑재, 리륨인산철(LFP) 배터리의 다른 두 모델보다 배터리 성능이 우수하다는 평가지만 역시 중국산 CATL 제품을 쓰고 있어 이미지는 높지 않다.
게다가 중국에서 실패했던 2천만원대 차량이라는 꼬리표를 떼기 힘들다. 롱레인지 모델은 4855만 원, GT-라인은 5340만 원부터로 중국산과 비교하면 두 배 높은 가격에 이른다. 기본 트림인 에어는 4000만 원 초반대지만 옵션을 추가하면 4000만 원 중반까지 올라간다.
다음으로 씨라이언7은 BYD 모델들 가운데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모델Y의 공간성과 높은 가속력으로 젊은층의 관심을 받고 있다. 가격에서도 경쟁 차종 중 제일 저렴한 4490만 원으로 책정했다.

보조금을 적용할 경우 실구매가는 4000만원 안밖이 될 전망이어서 가성비 면에서 뛰어나다. 씨라이언7은 전장·전폭·전고가 각각 4830㎜, 1925㎜, 1620㎜로 동급 최대 수준이고, 휠베이스도 2930㎜에 달해 실내 활용성이 뛰어나다. 이미지 개선에만 성공한다면 모델Y와 경쟁할 차량으로 꼽힌다.
전기차의 높은 가격과 화재 위험성, 그리고 장시간 충전에 신경써야 한다는 걸림돌에도 중형급 전기차들의 새로운 도전은 멈출 수가 없다. 보조금이 바닥나고 있기 때문에 내년을 내다봐야 하는 판매 특성상 새로운 전기차는 더욱 다양하고 빠르게 출시될 전망이다. 눈카뉴스 윤여찬 기자 yyyy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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